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포크와 나이프에 얽힌 기억
홍익대 정문 건너편 골목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‘알라또레’(02-324-0978)에 자리 잡고 앉자 갑자기 오래된 기억이 떠오른다. “대학 들어가자마자 미팅에 나갈 일이 있었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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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을 이어주는 어복쟁반
“날씨도 쌀쌀한데, 따뜻한 국물 어때?” “이런 날에는 즉석에서 보글보글 끓는 전골이 제일이죠. 해물전골로 갈까요, 곱창전골로 갈까요? 음, 쟁반은 어때요?” 아니나 다를까, 쟁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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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굴이 당기는 겨울밤
날씨가 쌀쌀해지니까 입맛이 당기는 것이 하나 있다. 싱싱한 굴이다. “석화 한 접시에 한잔 어때요?” 통굴을 바로 까서 그대로 먹으면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입 안 가득 퍼지는 상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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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된 장독에서 퍼올린 고향의 내음
뚝배기 하나면 몸과 마음이 넉넉해지는 청국장 청국장에 관한 기억에는 온통 냄새뿐이다. 어릴 때는 방 아랫목에서 삶은 콩 띄우는 냄새가 정말 싫었다. 이삼 일 참으면 그만이라고 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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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장처럼 마음에 절여진 '보쌈의 추억'
어릴 적 이맘때면 엄마는 김장을 담그느라 몸과 마음이 함께 분주했다. 덩달아 신났던 내 어린 날의 추억은 해마다 이맘때면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이 그리워 눈이 고춧물처럼 빨갛게 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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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부 한 모의 말랑말랑한 즐거움
북한산 산행을 마치고 구기동 길로 내려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게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잔이다. 산행으로 땀을 흘리고 난 뒤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 김치를 얹은 두부 한 점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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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대장금’과 대령숙수
“올가을에 요리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소식이 있네요. ‘대장금’ 이후 요리와 관련된 드라마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 같아요.” “‘대장금’은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도 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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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질게 삭아서 짠한 맛, 홍어
“저 좀 늦을 것 같은데, 약속한 중국집에 먼저 가 계시죠.” 예상보다 일이 늦어지는 바람에 전화를 드렸다. “오늘은 거기 말고 다른 데로 가자, 홍어 먹으러.” 약속시간을 어기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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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빔밥과 섞음의 문화
“우리는 밥상 위에 나물과 된장찌개가 있는 것을 보면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쓱쓱 비벼 먹기를 좋아하잖아요.” 비빔밥은 우리 삶 속에 이렇듯 일상화되어 있다. 전주비빔밥·진주비빔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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빈대떡, 貧者의 떡?
서울 종로 거리를 지날 때마다 부침개 지지는 냄새의 유혹을 피하지 못한다.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을 걸쳐야 하는 법. “정말 ‘돈 없으면 대폿집에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’란 노랫말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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프랑스도 백 년 전엔 한 상 차림
“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부른데.”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‘줄라이’(02-534-9544)에서 저녁 식사를 마칠 무렵,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낸다. 만족스러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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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둣국 한 그릇의 추억
겨울이 되면 만두가 그립다.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하루 종일 엄청난 만두를 만들어 재어 놓고 겨울 내내 만둣국을 끓여 먹었다. 떡국에도 만두가 빠지지 않았다. “이제는 만두를 만드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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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·중·일 문화의 ‘짬뽕’
“중식당에 들어서면 먼저 나오는 것이 단무지와 양파잖아요. 물론 요즘 고급 중식당에서는 자차이(搾菜)와 땅콩절임이 나오기도 하지만요. 잠시 자장면을 시킬 것인가 짬뽕을 시킬 것인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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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장구치던 시절, 민물매운탕
“초등학교 때 방학이 되면 시골 큰집에 가곤 했죠. 특히 여름방학이 좋았죠. 개울에 나가 물장구치고 피라미 잡고 가재와 다슬기도 잡고 하루 종일 놀 수 있었으니까요.” “그때야 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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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사케'에대한 오해와 진실
서울 명동 밀리오레에서 대연각 호텔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. “어, 여기 이자카야가 있네.” 빨간 등도 걸려 있지 않고 깨끗한 건물에 자리 잡고 있어 호기심이 발동한다. “여기서 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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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산 아귀찜의 쌉싸래한 맛
서울 안국동 헌법재판소 근처에 있는 ‘마산아구(02-741-2109)’ 식당의 아귀찜. 경상도 남쪽 지방에 내려와서 먹고 싶은 음식 가운데 하나가 마산 아귀찜이었다. 서울 낙원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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쇠고기의 참맛
“좋은 고깃집을 발견했어요.”얼마 전 경기도 파주에 갔다가 오랜만에 괜찮은 식당을 만났다. 옥호는 ‘파주신선한우촌(031-957-5567)’. 이 집의 한우 모둠구이는 가격이 그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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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큰 시원한 대구 ‘따로국밥’
대구에 내려갈 일이 있어 이번에는 따로국밥을 제대로 먹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. 도착하자마자 출출해서 들른 곳이 62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‘국일 따로국밥’집. 따로국밥의 시발지라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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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워라 ‘술 익는 마을’
“대학 2학년 때인 것 같아요. 쌀농사가 몇 년째 풍작이라고 막걸리를 쌀로 빚을 수 있게 한동안 허용한 적이 있었죠. 마신 뒤에 냄새는 물론이고 숙취가 심했던 밀 전분으로 만든 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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늦더위에 찾는 추어탕
말복을 보내고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가 꺾일 줄 모른다. 그래서 찾은 곳이 추어탕집. “추어(鰍魚)는 문자 그대로 보면 가을 물고기인데, 여름에 보양식으로 많이 찾아요. 얼마 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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크리스마스에는 푸아그라를
팬에 살짝 구워서 만든 더운 푸아그라 요리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. 올해는 그리 밝고 넉넉한 분위기는 아니다. 그래도 정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말 저녁의 따스함마저 놓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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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 속 깊이 뜨듯해지는 ‘경상도의 맛’
겨울에는 역시 따끈한 국물에 밥 한 덩어리 툭 넣어 훌훌 말아 먹는 맛이 최고다. 한 그릇 뚝딱 해치우면 저녁까지 배가 따뜻해지는 국밥으로 서울에는 설렁탕이, 경상도에는 돼지국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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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콤 달콤 새콤한 냉면 타령
종로구 예지동 오래된 시계골목에 위치한 ‘곰보냉면’집의 물냉면 “평양냉면 이야기는 지난해 이맘때쯤 했잖아.” 그래서 찾아든 곳이 함흥냉면집이다. 오장동이나 명동으로 갈까 하다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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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·중·일 문화의 ‘짬뽕’
“중식당에 들어서면 먼저 나오는 것이 단무지와 양파잖 아요. 물론 요즘 고급 중식당에서는 자차이(搾菜)와 땅콩절 임이 나오기도 하지만요. 잠시 자장면을 시킬 것인가 짬뽕을 시킬